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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둥이 육아이야기

성격은 타고나는 걸까? 첫째와 둘째 완전 다른 우리 아이들 이야기

by Elevana 2025. 4. 20.

성격은 타고나는 걸까? 첫째와 둘째 완전 다른 우리 아이들 이야기

첫째는 ‘유니콘 아기’였구나, 둘째를 키우며 새삼 느끼는 차이

둘째가 태어나기 전까지만 해도 나는 내가 육아를 꽤 잘한다고 생각했어요.
첫째는 아기 때부터 정말 조용하고 순했거든요.
어디를 데려가도 사람들에게 “이렇게 조용한 아기도 있나요?”라는 말을 듣곤 했고,
친구를 만나러 외출해도 아이가 있다는 걸 깜빡할 정도로 조신했어요.

 

그래서 그때는 ‘아기는 원래 이런 건가 보다’ 하고 생각했어요.
그러다 둘째를 키우기 시작하면서 느꼈죠.
“아… 우리 첫째는 유니콘이었구나…”

 

둘째는 완전히 달라요. 눈빛부터 다르고, 에너지가 다르고,
무엇보다도 자기 감정을 표현하는 방식이 훨씬 강렬해요.

물건을 입에 넣는 건 기본이고,
하지 말라고 뺏으면 돌고래처럼 고음을 내며 울부짖어요.
그 소리에 첫째가 놀라서 뒤로 물러서는 모습도 몇 번이나 봤죠.

 

같은 부모에게 태어났고,
비슷한 환경에서 자라고 있지만
둘째는 첫째와는 너무나 다른 성격을 가지고 있다는 걸
하루하루 실감하고 있어요.

 

그때 처음으로 이런 질문이 생겼어요.

“아이의 성격은 얼마나 타고나는 걸까?
그리고 나는 첫째와 둘째에게 같은 부모로서 같은 영향을 주고 있었던 걸까?”

성격은 타고나는 걸까? 첫째와 둘째 완전 다른 우리 아이들 이야기
성격은 타고나는 걸까? 첫째와 둘째 완전 다른 우리 아이들 이야기

유전인가, 환경인가 – 성격은 어디에서 오는 걸까?

 

둘째가 첫째와 너무 다르게 자라나는 걸 보면서,
나는 부모로서 한 번 더 고민하게 되었어요.
과연 성격은 유전으로 정해지는 걸까, 아니면 자라는 환경이 중요한 걸까?

 

사실 이건 오랫동안 심리학자들이 연구해 온 주제예요.
‘유전이냐 환경이냐’ 하는 논쟁은 끝나지 않았지만,
요즘에는 이렇게 정리해요.

"유전과 환경은 함께 작용한다."

아이의 기본적인 기질(temperament)은 타고나는 부분이 크다고 해요.


예를 들어,

감정 표현이 강한 아이

새로운 것을 좋아하는 아이

예민하거나 둔감한 아이

이런 기질은 뇌 구조, 호르몬 반응 같은 생물학적인 요인에 크게 영향을 받아요.


그런데 그 기질이 어떻게 다듬어지고 자라는지는 환경이 결정해요.

첫째가 순한 기질을 타고났다면,
나는 그 순함에 맞춰 편안하고 안정적인 육아를 했을 거예요.


둘째는 강한 기질을 가지고 태어났고,
나는 어쩌면 첫째 때와 비슷하게 대하고 있지만
둘째는 그 자극에 훨씬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는 거죠.

 

그래서 아이를 키우다 보면 ‘정답 육아’란 게 없다는 걸 느껴요.
같은 방법이라도 아이 성향에 따라 결과가 완전히 달라지니까요.

 

아이는 각자의 속도로, 각자의 색깔대로 자란다

 

둘째가 첫째와 너무 다른 모습을 보일 때마다
가끔은 "내가 육아를 더 못하게 된 걸까?" 하는 생각도 들어요.
하지만 곧 스스로를 다독이게 돼요.

 

“그건 아이가 다르기 때문이지, 내가 바뀐 게 아니야.”

정말로 나는 크게 달라진 게 없어요.
육아 방법도, 말투도, 하루의 리듬도 거의 같아요.
그런데 아이는 정말 다르게 반응해요.

 

이걸 통해 깨닫게 돼요.

아이들은 각자 자기만의 속도와 스타일로 세상을 만나고 있다는 것.
누구는 조용히 관찰하면서 천천히 반응하고,
누구는 즉시 반응하고, 강하게 표현하고, 더 많은 경험을 통해 배워요.

 

둘째가 씩씩하게 소리 지르며 자기 감정을 표현할 때,
나는 그것도 성장의 한 과정이라고 믿기로 했어요.

 

그리고 첫째가 조용했던 건
그저 '좋은 아이'였기 때문이 아니라
그 아이의 고유한 방식이었던 거죠.

 

그래서 지금은
둘째가 무언가를 입에 넣고, 또 울고, 또 도전할 때
"넌 그렇게 세상을 배우는 중이구나" 하고
조금 더 여유 있게 바라보려 노력해요.

물론 쉽지는 않지만요. 😅

 

마무리하며 – 둘째 덕분에 더 넓어진 내 마음

 

아이를 한 명 키웠다고 해서 ‘육아를 안다’고 말할 수 없다는 걸,
둘째를 키우며 뼈저리게 느껴요.

첫째 덕분에 부드럽고 따뜻한 육아를 배웠고,
둘째 덕분에 끈기와 인내, 그리고 아이의 다양성을 받아들이는 마음을 배우고 있어요.

 

그리고 이제는 이렇게 생각해요.

“아이들은 부모를 키우는 또 다른 스승이다.”

둘째를 통해 더 넓어진 마음, 더 깊어진 관찰력.
그게 바로 둘째가 우리 가족에게 준 특별한 선물이에요.

 

🍼 혹시 나처럼 첫째와 둘째의 극명한 차이로 당황하고 있다면,
괜찮다고 말해주고 싶어요.
당신이 잘못한 게 아니라,
그 아이가 완전히 새로운 존재로 우리 곁에 온 것뿐이니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