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도 사줄까?” 늦둥이 부모의 흔한 고민
늦둥이를 키우다 보면 자주 듣게 되는 말이 있다.
“첫째 때보다 더 많이 사주는 거 아니야?”
사실이다. 첫째 때는 모든 게 처음이라 절약도 생각하고, 꼭 필요한 것만 사야 한다는 기준이 있었는데,
둘째가 늦둥이로 태어나고 나니 나도 모르게 자꾸 지갑이 열린다.
특히 장난감 앞에서는 더 그렇다. 귀엽고 신기한 장난감들이 예전보다 훨씬 다양해졌고,
“이걸로 놀면 좋아하겠지?” 하는 기대감도 크다.
게다가, 나이가 들어서 아이를 낳은 부모일수록 경제적인 여유가 상대적으로 있을 수 있고,
첫째가 자라면서 이미 ‘이건 사도 잘 안 놀더라’는 경험을 한 뒤에도,
막상 막내가 좋아하는 모습을 보면 그 생각은 눈 녹듯 사라진다.
“이건 진짜 잘 놀겠지?”
“이건 첫째 때는 없던 거잖아.”
“유튜브에서 봤더니 아기들이 진짜 좋아하더라.”
이런 생각들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가고, 결국 장바구니는 또 채워진다.
하지만 과연, 정말 많이 사주는 것이 좋을까?
아이의 발달과 감정을 생각했을 때, 장난감은 수량보다 ‘놀이의 질’이 더 중요하다는 연구 결과가 많다.
너무 많은 장난감은 오히려 아이의 집중력을 떨어뜨리고, 금방 질리게 만들며, 놀이를 스스로 창조하는 능력을 저해할 수도 있다.
늦둥이에게 장난감을 사주는 건 사랑의 표현이자 보상심리일 수도 있다.
하지만 아이에게 정말 필요한 게 무엇인지, 잠깐 멈춰서 생각해보는 것이 중요하다.
장난감은 아이의 ‘도구’, 너무 많으면 부담이 돼요
장난감은 아이에게 단순한 ‘물건’이 아니다.
세상을 배우고, 관계를 연습하고, 감정을 표현하는 중요한 도구다.
하지만 그 도구가 너무 많아지면 어떨까?
아이 입장에서 보면, 눈앞에 장난감이 많으면 처음에는 신이 나지만,
곧 무엇을 가지고 놀아야 할지 몰라서 오히려 아무것도 안 하게 되기도 한다.
이는 실제 실험에서도 확인된 내용인데,
미국의 한 대학에서 18~24개월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장난감이 4개 있을 때보다 16개 있을 때 아이들의 놀이 집중력이 떨어진다는 결과가 나왔다.
장난감이 많을수록 하나하나에 집중하기보다는 이리저리 옮겨 다니며 흥미를 금방 잃게 된다는 것이다.
특히 늦둥이처럼, 부모의 사랑을 듬뿍 받으며 자라는 아기들은
자연스럽게 장난감도 많아질 확률이 높은데,
그럴수록 ‘놀이를 이끄는 주체’를 장난감이 아닌 아이 자신으로 만드는 연습이 더 중요하다.
그리고 꼭 비싼 장난감이 아니어도 된다.
종이상자 하나, 나무 블록 몇 개, 엄마 아빠와의 역할놀이 한 번이
아이의 창의력과 정서발달에 훨씬 더 큰 영향을 미친다.
장난감은 아이에게 필요한 만큼만,
그리고 놀 수 있는 환경과 시간이 함께 갖춰졌을 때 진짜 의미를 가진다.
양보다 질,
많이 사주는 것보다, 잘 놀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하다.
‘사주는 사랑’ 말고, ‘함께 노는 사랑’을 더 자주
장난감을 사주는 것은 사랑의 표현이 될 수 있다.
특히 늦둥이를 키우는 부모는 ‘미안함’과 ‘보상심리’가 더 클 수 있다.
첫째에게 시간을 더 써야 할 때,
나이가 많아 체력이 부족해서 아이를 오래 안아주기 어려울 때,
때때로 너무 피곤해서 유튜브 영상에 의지할 수밖에 없을 때…
이럴 때, 우리는 무언가를 사줌으로써 마음을 대신하려고 하기도 한다.
하지만 아이는 장난감보다도 엄마 아빠와 함께하는 시간,
눈 마주치고 웃으며 노는 순간,
작은 손을 잡고 함께 만들어내는 놀이를 훨씬 더 사랑하고 기억한다.
실제로 아이에게 가장 소중한 놀이 기억은,
혼자서 멋진 장난감을 갖고 논 순간보다,
엄마 아빠와 웃으며 논 단순한 시간이다.
그러니 이렇게 생각해보자.
장난감 하나 사주는 대신, 그 장난감으로 함께 30분 놀아줄 수 있을까?
장난감 대신, 엄마 아빠 목소리로 동화책 한 권 더 읽어주는 건 어떨까?
오늘 하루 중, 아이와 웃으며 눈 마주친 시간이 얼마나 있었을까?
우리는 장난감을 통해 아이와 ‘연결’되기를 원하지만,
진짜 연결은 ‘함께 노는 시간’ 속에서 더 깊게 만들어진다.
늦둥이 육아는 체력도 감정도 더 필요하지만,
그만큼 아이와의 시간이 귀하고 소중하다.
장난감이 아니라 ‘사람’이 주는 따뜻함
그게 아이의 마음을 진짜 채워주는 힘이다.
💛 마무리하며
늦둥이에게 더 해주고 싶은 마음, 더 부족함 없이 키우고 싶은 마음.
모두 너무나 자연스럽고 따뜻한 마음이다.
하지만 그 따뜻함을 ‘물건’으로만 채우려 하지 않고,
시간과 눈빛과 놀이로 전해줄 수 있다면
우리 아이는 훨씬 더 건강하고 단단하게 자라날 거야.
늦둥이 육아, 때론 버겁지만
조금만 천천히, 아이의 눈을 바라보며 함께 걸어가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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